잇단 역대급 지진… 한반도 남동쪽이 심상찮다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 남동쪽이 지진 취약지대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선 관측사상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포항 울산 경주 등에 단층 움직임이 활발해 지각 자체가 약해졌다”며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단층구조상 규모 7.0 이상의 지진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지진이 지난해 경주 지진처럼 양산단층과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며 “만약 양산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이라면 이전에 다 풀리지 않은 지질 스트레스가 이번에 해소됐을 수 있고, 혹은 다른 스트레스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이 이번 지진에 영향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단층대는 지반 균열이기 때문에 작은 충격이 가해져도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기상청은 이번 단층이 양산단층 위쪽에 있는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진이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며 “울산 앞바다, 경주 남부, 포항 등 지역에 집중되고 있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 교수는 “이번 단층은 양산단층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소규모 단층이 운동하면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상당히 많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경 교수는 “포항은 지진이 잘 안 일어났던 곳”이라며 “활동이 있었던 단층을 따라서 규모 6.0 이상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이제 확실해졌다”며 “우리나라에도 7.0 이상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포항 울산 경주 등 지역에는 최근까지 움직임을 보인 단층이 많아 지각 자체가 약하다”며 “지각에 응력이 쌓이면 약한 지각부터 깨질 수밖에 없어 근본적으로 취약한 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강진이 자주 발생한 원인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김영희 교수는 “학자들 사이에서 지진 발생 건수가 동일본 대지진 후 갑자기 증가했다는 보고서도 있다”며 “영향은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주 지진 이후 정부 차원의 구조물 조사 등이 이뤄졌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교수는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는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건물이 무너졌다”며 “경주 지진 후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 교수도 “지진이 큰 재해가 될 수 있다는 국민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지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관련 법규도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경구 임주언 이택현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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