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GP를 굳이 폭파하는 이유 ‘불가역적 완전 파괴’


남북 군 당국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파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기와 병력만 철수시키지 않고 GP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GP를 재활용할 가능성마저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되돌릴 수 없는 평화지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GP 파괴는 남북의 군사적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종 조치”라며 “앞으로 군사 목적으로 GP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서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완전파괴 조치라는 데 남북이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돌이킬 수 없는 충돌방지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과거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합의를 수차례 이뤘지만 북측의 도발로 번번이 무력화된 탓이다. 남북 GP 사이에서 벌어진 우발적 무력충돌은 80차례가 넘는다.

남북은 각각 GP 10개를 파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존 가치를 따져 1개씩만 남겨놓기로 했다. 남측은 강원도 철원의 한 GP 상부 구조물을 460파운드 TNT 폭약으로 폭파하는 등 10개 GP 파괴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환경 보존을 위해 주로 중장비를 이용하고 있지만 굴착기로 부수기 어려운 곳은 폭파한다.

북한도 최근 중부전선에서 해머로 GP를 깨부수는 모습이 관측됐다. 군 관계자는 “남북이 GP 철거 상황을 서로 통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파괴 중인 GP뿐 아니라 DMZ 내 남측 60여개、 북측 160여개 모든 GP에서 화기•장비•병력을 철수할 방침이다. 다만 GP를 모두 파괴한다는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남북은 GP 파괴 작업에 대한 평가를 거친 뒤 나머지 GP 파괴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GP 파괴로 최전방 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국방부 측은 “GP 후방에 200여개 소대급 경계부대를 운용하고 있고 무인 CCTV 등 과학화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현재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동•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한강 하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서해 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합의 이후 동•서해 NL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북측과 협의하면서 한강 하구 비행금지구역 설정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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