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불확실성은 해소했지만… 너무 많이 내줬다



“불확실성을 해소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철강관세 면제 협상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우리 측 민간 분야인 농업을 보호하면서도 한•미 양국의 이익 균형을 확보한 좋은 협상으로 평가한다”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한•미 공조의 기반을 다시금 공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는 철강 관세와 ‘패키지 딜’ 협상을 진행하면서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우선 미국이 한국과의 무역수지 적자 요인으로 꼽은 자동차에 대해 양보했다. 한국산 화물트럭(픽업트럭)에 대한 미국의 관세철폐 기간을 2021년에서 2041년으로 미뤘다. 미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한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의 안전기준을 맞추지 못해도 업체별로 연간 5만대까지 한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2만5000대에서 두 배 늘었다.

철강 관세 면제는 좀 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산업부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철강에 부과하는 25%의 철강재 관세에 대해 한국이 가장 먼저 면제 받기로 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를 설정해 절반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산 철강재의 대(對)미 수출 쿼터는 268만t으로 정했다. 이는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인 383만t의 70% 수준이고 지난해 수출량인 362만t과 비교하면 74% 수준이다. 지난달 중국 등과 함께 최소 53% 관세부과대상에 한국을 포함했던 걸 감안하면 최악은 피한 셈이라는게 산업부의 자평이다.

산업부와 청와대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많을 걸 주고 받을 건 제대로 못 받았다는 부정적 해석도 많다. 정부는 현재 한국 회사들이 미국에 픽업트럭 수출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향후 미국 시장 진출시 예상되는 관세 장벽을 허물지 못했다. 안전 규제를 받지 않는 차량의 대상이 미국 기업이 만든 차가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한 차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철강 역시 70% 쿼터량이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김 본부장은 “2015∼2017년 수출 물량의 평균치로 쿼터량을 정한 한국과 달리 다른 나라는 2017년 기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호주 등 한국처럼 일시 면제됐던 국가들은 최종 면제와 쿼터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윤경 기자, 박세환 기자,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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