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대화’ 작심하고 나온 北… 2년만의 회담 ‘속전속결’


남북 고위급회담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2년여 만에 마련된 협상 테이블에서 작심한 듯 시급한 의제를 원하는 결론으로 이끌어낼 때까지 한 나절이면 충분했다. 1박2일 밤샘 협상마저 결렬됐던 2015년 12월 마지막 회담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내외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회담 내용을 공개하고 그 실황을 온 민족에 전달하면 어떨까 하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통 큰’ 발언에서 심상치 않은 회담 분위기는 이미 짐작되고 있었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 서해 군 통신선 복원 등을 논의했다. 고위급회담 남측 대표단원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회담 중 북측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우리 측에 설명했다”며 “현재 남북 군사 당국 간 서해지구 통신선을 통한 통화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도 이 회담에서 확인됐다. 천 차관은 수석대표 접촉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참가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린 국제제전 중 모두 3차례 응원단을 파견했다.

이번 회담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요인은 남북이 이미 4개월 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결정하고 회담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강릉행 KTX에서 언론사 부장급 간부들을 만나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가해도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회담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 열차에 동석한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은 “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은 어떤 정치적 긴장국면도 초월해야 한다. 대화의 장으로 여겨야 한다. 북한 선수들의 참가에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며 “바흐 위원장의 이 언급이 북한의 평창행을 이끌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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