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채널’이란… 남북 연락용 30여개 전화회선 통칭



지난해 9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남북 대화채널의 상태는 심각했다. 남북연락사무소, 적십자연락사무소, 군 통신선 등 유선채널은 박근혜정부 때 모두 차단됐다.

북한에 뭔가 말을 하려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 가서 핸드마이크로 소리쳐 전달하고, 북측이 이를 수첩에 받아 적거나 비디오로 촬영해 상부에 보고하는 식이었다. 정 실장은 당시 “사소한 오해에도 긴장이 갑자기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렇게 완전히 끊겨 있던 남북 대화채널이 3일 오후 3시30분 판문점에서 다시 개통됐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조선중앙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2년 만에 남북 간 ‘전화 통화’가 재개된 것이다.

2016년 2월 박근혜정부가 개성공단을 전격 폐쇄하자 북한은 그 대응으로 군 통신선과 판문점 연락채널을 차단했다. 이른바 ‘판문점 채널’은 30여개의 회선으로 구성돼 있다.

남북연락사무소 회선, 회담지원용 회선, 해사당국 간 회선, 항공관제용 회선, 개성공단 회선 등이 포함되며 이를 통칭해 판문점 채널이라 부른다. 서해 군 통신선과 동해 군 통신선은 판문점 채널과 별도 운용돼 왔다.

문재인정부가 지난해 7월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북측에 제안하면서 군사당국회담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적십자회담은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통해 각각 회신해 달라고 했던 것도 ‘채널 복원’을 위한 포석이었다. 당시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판문점 연락채널 운영은 사실상 첫 남북회담이었던 적십자회담에서 시작됐다. 1971년 8월 당시 대한적십자사 최두선 총재가 남북적십자회담을 제의해 그해 9월 20일 열린 제1차 남북적십자 예비회담에서 의사소통 채널의 필요성에 공감한 양측은 이틀 뒤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에 전화 회선 2개를 개설하고 첫 통화를 시작했다.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과 2010년 5월 5•24 대북제재 조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했을 때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4년까지 남북 직통 전화채널이 단절된 적도 있었다.

남북은 판문점 채널 외에도 군 통신선 9개를 운용했다. 동해지구와 서해지구 입출경을 관리하기 위한 통신선 각 3회선과 서해에서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통신선 3회선 등이다.

그러나 동해지구 통신선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 폐쇄됐고,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통신선은 회선이 낡아 2008년 5월 5일 이후 모두 연결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연결되던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개성공단 출입경자를 관리하기 위한 회선이지만, 남북 군 당국 간 소통채널 역할을 해오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완전히 차단됐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며 “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서는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의제, 대표단 구성 등 세부 절차에 대해 협의해 나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역시 대화채널 복원을 시도한 것이었고, 이번에는 북한이 곧바로 응했다. 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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