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체복무제 도입 결정 ‘병역거부’ 99%는 특정 종교인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내년까지 도입토록 결정한 데 대해 기독교계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병역거부자의 대다수인 만큼 대체복무제 도입은 특정 종교집단에 대한 특혜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대체복무제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
김영길 군인권센터연구소 대표는 “현재 병역거부자의 99.2%가 여호와의증인 신도로 사실상 특정 종교인”이라며 “대체복무제 도입 시 특정 종교집단에 대한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계는 그동안 여호와의증인이 잘못된 교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데도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으로 호도해 왔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로는 종교적 교리에 따른 병역기피에 불과한데도 양심이라는 말로 포장만 달리한 것이다.

김대덕 한국교회군선교연합회 총무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부터 수정해야 한다”면서 “군 복무를 마치면 비양심이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김 총무는 “헌재의 이번 결정은 특정 종교에 편향된 판결”이라며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 종교적 병역기피를 양심의 문제로 포장하는 일을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도 “특정 종교의 교리를 마치 양심의 문제인 양 전환시킨 이단종교의 용어전략에 더 이상 현혹돼선 안 된다”면서 “향후 진행될 대체복무제 마련 절차를 철저히 감시해 군 복무를 앞둔 청년들이 이단인 여호와의증인에 몰리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심적 병역기피’ 어떻게 판단하나
대체복무제가 도입돼도 희망자 전원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군 병력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가 ‘양심적’ 내지 ‘종교적’ 병역거부인지 심사해서 선별적으로 허용한다면 그 기준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일부 재판관도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를 심사단계에서 가려내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양심의 형성과정을 추적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심 사무총장은 “양심을 가장한 이단종교 신도의 병역기피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측정하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인간 내면의 감정을 과연 입법부와 사법부, 국방부가 판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김민지 간사는 “헌재 결정을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향후 병역거부자의 병역거부 이유 등을 어떻게 다룰지 명확치 않은 만큼 내년까지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대체복무와 군 복무 형평성 맞춰야
교계에선 대체복무제 도입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복무자들은 엄격한 규율과 열악한 복무환경, 총기 및 폭발물사고 등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신체의 자유, 거주 이전 및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권도 제한받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체복무의 기간을 단순히 늘리는 것만으로는 군 복무 기피 현상을 줄이기 어려울 수 있다.

법무법인 저스티스의 지영준 변호사는 “현역과 복무기간이 비슷하지만 민간영역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의무경찰의 경쟁률이 30대 1을 넘는다”면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 청년들이 대거 지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군 복무보다 부담감이 더 크고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대체복무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지낸 임천영 변호사도 “병역법을 개정하는 것은 국회의 몫인데 대체복무는 최소한 군 복무를 하는 것과 강도가 같거나 높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해야만 서구 사회처럼 차라리 군 복무를 하고 말자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체복무를 사회가 아니라 군대 내에서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영길 대표는 “군대 밖에서 봉사활동 형식으로 하는 대체복무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군부대 취사병이나 지뢰 제거, 진지 보수 등 집총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보직에서 대체복무를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영 백상현 장창일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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