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한류 진원지 도쿄 신주쿠… 복음 한류 훈풍도 불까

日本福音派教会の「リーダー格」の淀橋教会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구 신오쿠보(新大久保)역. 도쿄 시내 순환전철 JR 야마노테선이 지나는 곳이다. 개찰구로 내려가는 계단 벽엔 짙은 초록 바탕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쓰인 동판이 눈에 띈다. 2001년 1월 26일,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한국인 유학생 고(故) 이수현씨를 기리는 추모 동판이다.

출구로 나가 편도 1차선 도로인 ‘오쿠보도리(大久保通り)’로 나가면 도쿄 한인촌이다. 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에 한국식당과 식료품점, 일본어 학원과 카페, 한류 전문 매장 등이 밀집해 있다.

‘3차 한류’ 일본 교회 문턱까지
낮시간에는 한국식당마다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한국음식을 맛보려는 일본인들이다. 한국에도 유명해진 치즈닭갈비 식당은 줄이 더 길었다. 한국식 호떡과 핫도그를 파는 가게 앞은 통행이 힘들 정도로 붐볐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른바 ‘3차 한류’가 주목받고 있다. 1차 한류는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2차 한류는 K팝과 아이돌그룹이 이끌었다면 3차 한류는 일본의 10대들이 한국의 화장품과 패션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SNS 태그도 수십만 건에 이른다.

같은 시각, 한인 식당 인근의 일본교회인 복음루터도쿄교회(루터교회)에서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기도와 음악이 있는 정오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교회가 마련한 이벤트다.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로비 한쪽에서 한 남성이 클래식기타를 연주하고 있고, 일본인 10여명이 테이블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다.

정오 서비스는 매주 수요일 낮 12시부터 2시까지 열린다. 이날 연주된 곡은 ‘주님의 기도’ ‘사운드 오브 뮤직’ 등 귀에 익은 선율이었다. 교회는 커피와 쿠키 등을 준비했다. 영어와 일본어로 제작한 ‘세례(baptism)’라는 제목의 신앙소개 책자도 탁자에 놓여 있었다. 이 교회 관계자는 “거리에 일본인과 외국인이 많아져 이들에게 다가갈 방법의 하나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주일엔 영어 예배를 따로 드린다.

오쿠보도리가 속한 신주쿠구는 도쿄의 행정 중심지다. 일본에서 승객이 가장 많은 철도역인 신주쿠역이 중심에 있으며 도쿄도청과 국제 규모의 호텔, 백화점 등 상업시설이 몰려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이민한 뉴커머(newcomer) 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 거주자도 많은 곳이다.

‘도쿄의 예루살렘’ 재현될까
일본의 기독교 사상가인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가 별세한 곳이기도 하다. 활발하게 사역 중인 한인 교회도 대거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교계에서는 신주쿠를 ‘도쿄의 예루살렘’으로 부른다. 일본 복음주의 계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요도바시(淀橋)교회를 비롯해 함석헌 선생이 우치무라의 사상을 공부하던 가시와기(栢木) 교회, ‘도쿄의 종로5가’ 격인 와세다(早稻田)교회와 일본 미션 타운, 시나노마치(信濃町)교회, 도야마(戶山)교회 등이 ‘바이블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한인 교회들도 ‘복음 한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규모 있는 교회들은 대부분 일본인을 위한 일본어 예배 시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인 전도에 힘을 쏟고 있다. 동경온누리교회와 순복음동경교회가 대표적이다.

3년 전 신주쿠구로 옮겨온 동경온누리교회는 교회 앞마당에 인조잔디를 깔았고, 1층에 100엔이면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오픈했다. 인조잔디는 동네 명물이 됐고 카페는 주민들의 담소 장소로 인기가 높다. 교회는 또 정적(靜的)인 분위기를 고수하던 일본인 신자들을 설득해 일어나 박수치고 찬양하는 방식으로 예배를 전환했다. 또 구약성경을 모르는 일본인 신자들에게 신구약을 관통하는 맥을 짚어줬다.

교회는 현재 800여명의 신자 중 25%가 일본인이다. 일본인을 위한 교구(다락방)가 따로 있으며, 교구 안에는 11개 구역(순)이 편성돼 있다. 2년 전 성탄절에는 일본의 유명 기타리스트인 안토니오 고가가 예배를 드리러 왔다가 눈물을 흘리며 예수를 영접했다. 최근엔 G&M글로벌문화재단과 협력해 ‘드라마바이블’ 보급도 준비 중이다.

문봉주 담임목사는 “일본을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해선 안 된다. 그 말 자체가 선교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일본문화 존중도 필요하지만 복음으로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복음동경교회는 일본인 시가키 시게마사 목사가 4년 전 담임을 맡으면서 한인교회에서 일본교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2000여명의 성도 중 35%가 일본인이다. 이 교회 역시 전통적인 일본인 성향에 맞추기보다는 성령충만이라는 순복음 특유의 신앙을 강조하면서 일본인의 심장을 바꾸고 있다. 교회는 전도축제인 ‘지저스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으며 ‘해피 콘서트’를 통해 일본인에게 다가가고 있다.

신오쿠보역 주변에는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일본어 학원인 도쿄와세다외국어학교가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이 학교는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세워졌다. 곽동열(동경주사랑교회 장로) 이사장은 “과거 일본 내 한류 열풍은 이수현씨의 희생으로 본격화됐었다”며 “일본교회와 한인교회들이 주의 사랑으로 섬기고 희생할 때 복음의 한류도 다시 불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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