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자국민에 사우디 여행 허용… 해빙 수순?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AP통신 등은 아르예 데리 이스라엘 내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종교적인 이유와 사업상 이유에 대해 최대 9일간 사우디 여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국적자가 사우디를 방문하려면 외교관이 쓰는 관용 여권을 사용하거나 특별허가가 필요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에 무슬림인 이스라엘 국적자가 성지순례를 위해 사우디를 방문하거나 사우디 측 초청에 따라 사업 목적으로 방문할 때는 사우디 여행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성사되려면 사우디 정부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사우디는 원칙적으로 자국민의 이스라엘 방문은 물론 이스라엘 국적자의 입국도 허락하지 않는다. 사우디 정부는 이스라엘의 발표에 대한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을 매개로 물밑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숙적 관계였지만 이란이라는 공동의 적을 타도하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협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관계 개선 정황이 드러날 때마다 사우디는 이를 부인해 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노골적으로 걸프 지역 국가들에 구애하고 있다. 사우디 등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이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에 위협을 느낀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있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지난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만을 방문해 카부스 빈사이드 국왕과 회담했고, 오는 4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엑스포에도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10월 걸프 지역 이슬람 국가들과의 분쟁 종식을 위한 불가침조약을 추진하겠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이스라엘의 카츠 외교장관은 당시 “미국의 지원 아래 걸프 국가들과 불가침조약을 맺는 정치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국의 중동 평화구상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는 이스라엘의 여행 허용 조치에 상당한 추진력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반대 입장을 감안할 때 사우디가 그렇게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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