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 英연방이라도 지켜야… “찰스 승계 지지”


영국, 그리고 영국의 식민지였던 옛 대영제국 소속 국가 등 53개국으로 구성된 영국연방 정상회담이 런던에서 개막했다. 영국이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고 있었던 예전에 비해 그 위상은 떨어졌어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영국이 영연방 회원국과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영연방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식민주의의 잔재’라거나 ‘신식민주의 기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격년으로 열리는 정상회담의 올해 이슈는 ‘누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뒤를 이어 기구의 수장을 맡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지금까지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2세 두 명의 영국 왕이 영연방 수장 자리를 맡았다.

BBC방송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찰스 왕세자가 영연방 수장 자리를 계승하는 것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를 비롯해 일부는 영연방 수장 자리는 세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영연방의 초기 회원국은 영국과 호주, 캐나다, 인도 등 8개국이었다. 그러다가 영국 왕에 대한 충성 규정을 없애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유지돼 왔다. 영연방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있지만 현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장인 국가는 16개국으로 53개 회원국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회원국 중에는 영국 식민지가 아니었던 국가들도 있다. 영국과 특별한 관계가 없던 모잠비크는 영연방에 속한 주변국 권유에 따라 95년 가입했고, 르완다는 프랑스와 단교한 뒤 2009년 영연방에 들어왔다.

회원국 변동도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61년 회원국들로부터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대한 비난을 받고 영연방을 탈퇴했다가 94년 다시 회원국이 됐다. 최근에는 2016년 몰디브가 영연방을 탈퇴했다.

영연방 인구는 24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달한다. 회원국 중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로 영연방 소속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30세 이하 인구 비율이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 전 세계 육지의 4분의 1은 영연방 소속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회원국 경제규모를 살펴보면 현재 2위인 인도(약 2조4540억 달러)가 1위인 영국(약 2조4961억 달러)을 곧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영연방 회원국 간 체결할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이 경제적 불안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영국이 유럽연합(EU) 안에 있든 그렇지 않든 영연방을 유지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전했다.

영연방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윈드러시 세대(Windrush generation)’를 홀대하는 영국의 모순된 태도는 최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윈드러시 세대는 2차대전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해 영국으로 이주한 영연방 소속 시민들을 가리킨다. 카리브해 지역에서 영국으로 이주민들을 실어 날랐던 첫 번째 배의 이름 ‘엠파이어 윈드러시’에서 유래됐다.

자메이카,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에서 약 50만명이 영국으로 이주했는데, 영국 여권이나 시민권을 발급받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이 이민 규정이 강화되면서 불법 이민자로 분류돼 추방되거나 의료 등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앰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임세정 기자,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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