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耳鳴)’ 노년층, ‘인지 장애’ 위험 높다


만성적이고 심한 귀울림, 즉 이명(耳鳴)이 있는 고령 환자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고령 환자 절반이 이명으로 인한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연령에 비해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노인 가운데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심한 귀울림 증상을 겪는 노년층은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 이명 뿐 아니라 인지 기능 검사도 함께 받아 볼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팀은 6개월 이상의 만성 이명 증세를 보인 65세 이상 58명을 대상으로 ‘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K) 및 이명 장애 척도검사(THI) 등을 실시해 이명의 중증도와 경도인지장애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58명의 만성 이명 환자 가운데 17.2%(10명)에서 MoCA-K 점수가 23점 미만의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됐다. 이들은 48명의 인지장애가 없는 대조군에 비해 평균 연령이 높았으며(70.9세 vs 67.5세), 청력 또한 대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33.0 vs 25.7데시벨).

특히 이명으로 인한 성가심을 느끼고 있는(THI≥30) 환자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경도인지장애가 없는 대조군의 경우 48명 중 10%(5명)만이 이명으로 인한 불편함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데 반해, 경도인지장애 그룹은 전체 10명 중 절반인 5명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심한 이명 증상과 경도인지장애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영호 교수는 “만성 이명을 갖고 있는 고령 환자에서 심한 이명이 경도인지장애를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 심한 이명이 동반될 경우, 주의력 결핍이나 일시적 기억 손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 “낮은 수준의 인지 장애일지라도 노년층에게는 치매로까지 발전될 수 있으므로, 만성적이고 심한 이명 증세가 지속될 경우 속히 병원을 찾아 이명 뿐 아니라 인지 기능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이비인후과학지(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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