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개인대출도 내년부터 ‘연대보증’ 사라진다


연대보증의 덫은 피해자를 가리지 않았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20여년 전 가까운 친인척의 부탁으로 연대보증을 섰다가 빚을 떠안았다. 그 결과 살던 아파트와 보유했던 예금을 모두 잃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2016년 인사청문회에서 유 전 부총리는 “실정법 내에서 바꿀 수 있다면 정말 바꿀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배우 박보검씨도 아버지가 대부업체에서 사업상 대출받을 때 연대보증인이 됐다가 이후 파산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연대보증이 은행권, 제2금융권에 이어 대부업계 개인대출에서도 폐지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대부업자가 신규 취급하는 개인•개인사업자 대출 계약에 대해 연대보증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제2금융권 연대보증은 각각 2008년과 2013년 폐지됐지만 ‘사각지대’인 대부업계에서는 연대보증 관행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실제로 연대보증을 통한 대부업계 대출액은 지금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자산 500억원 이상인 대형 대부업체 69개사의 연대보증 대출 잔액은 8313억원, 건수는 11만9000건이었다. 2015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대보증은 일반보증에 비해 보증인이 지는 책임이 커 ‘빚 연좌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연대보증을 세우면 실제 돈을 빌린 주채무자가 도저히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태까지 되지 않더라도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빚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연대보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청년층의 피해가 컸다. 금융감독원이 2016년 대부업계 중소형사 10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 연대보증 대출의 27.1%가 20대 연대보증인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친구나 직장상사의 부탁으로 보증을 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기존 연대보증 대출도 계약 변경•갱신 시 연대보증 취급을 중단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때도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고 연대보증만을 해소하되 대출 회수가 불가피한 경우 3년 동안 단계적으로 해소하도록 했다. 또 금융위에 등록한 매입채권 추심업자의 경우에도 대부업자가 신규 체결한 대출계약 중 연대보증이 있는 채권은 사고팔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연내 대부금융협회 표준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대보증 폐지 이후에는 금감원이 실제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모니터링한다. 임주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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