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유가… “내년 100달러 간다”


중동 지역의 돌발 변수가 잇따르면서 각 기관의 국제유가 전망치도 상승일로에 있다. 지정학적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CNBC 등 미국 언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을 인용해 내년 국제유가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시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oA는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각각 70달러와 75달러로 올리면서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조사기관인 JBC에너지도 향후 유가가 세 자릿수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단기 유가 전망 역시 전월 대비 가파르게 올랐다. EIA가 지난 8일 예상한 올해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3.05달러로 전월에 비해 8.72달러 상승했다. 3분기 전망은 72.03달러로 전월 대비 10.70달러 더 높아졌다. 올해 전체로는 7.32달러 오른 70.68달러를 예상했다.

민간 투자은행과 조사기관의 국제유가 전망치가 이처럼 급상승한 것은 산유국의 감산, 베네수엘라의 생산 감소에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겹쳤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정 탈퇴 선언 이후 이란에 대한 첫 단독 제재를 부과하면서 제재 범위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확대될 경우 하루 381만 배럴(3월 기준)을 생산해 세계 원유 공급의 4%를 차지하는 이란의 원유 수출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실제 2012년 제재 부과 당시 이란산 원유 수출량은 하루 100만 배럴 정도 감소한 바 있다. BoA는 “산유국의 감산에 지정학적 요인이 결합되면서 올해 하루 63만 배럴, 내년 하루 30만 배럴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국제유가가 예상외로 급격히 오르면서 원유와 그 가공품을 원료로 하는 정유 및 석유화학 업종의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 정유•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원유가격 상승이나 하락 자체만으로 실적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격이 급변동할 경우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예측이 힘들다는 점에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정유업계에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지만 급격한 유가 상승은 제품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료비 비중이 높은 항공이나 해운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타격이 보다 직접적이다. 김현길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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