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을 생각한다… 정약용 다룬 서적 ‘봇물’



조선시대 후기의 학계 ‘대표 선수’를 꼽으라면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다산은 1801년 11월 전남 강진으로 귀양을 떠났는데, 그는 이곳에서도 뒷방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서당을 열고 제자를 받았다고 한다.

황상(1788∼1870)은 당시 다산이 가르친 제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공부에 자신이 없었다. “선생님, 저처럼 아둔하고 꽉 막히고 융통성 없는 사람도 정말 공부할 수 있을까요?” 다산은 “공부는 꼭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단다”라면서 이렇게 격려했다.

“너 같은 아이가 성심으로 들이파면 큰 구멍이 어느 순간 뻥 뚫리게 된단다. 융통성이 없다고? 처음엔 울퉁불퉁해도 부지런히 연마하면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그렇게 되려면 어찌해야 할까?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면 된다. 마음을 확고히 다잡으면 된다.”

이 같은 내용은 ‘다산 전문가’로 유명한 정민 한양대 교수가 최근 펴낸 ‘다산의 제자 교육법’ ‘다산증언첩’에 모두 담겨 있다. 두 책은 다산이 남긴 증언 50여개와 이들 발언의 뒷이야기를 정리한 저작이다.

‘다산의 제자 교육법’이 일반 독자를 위한 대중서의 성격을 띤다면 ‘다산증언첩’은 관련 학계 학자들이 탐독할 만한 전문적인 내용이다.

정 교수는 다산의 친필 자료를 그러모아 두 책을 완성했다. 다산의 일상이나 가르침이 담겼다. 정 교수는 ‘다산의 제자 교육법’ 서문에 이렇게 썼다. “글 속의 다산은 곰살궂고 때로 심술 맞다. 다정한 듯 엄격하다. 꾸미지 않은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 책 외에도 요즘 서점가에는 다산의 삶과 학문 세계를 조명한 신간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엔지니어 정약용’도 그런 책 중 하나다. 국문학자인 김평원 인천대 교수가 썼는데, 공학에 정통했던 다산의 모습을 세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다산은 한강의 배다리와 수원의 화성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 거중기를 비롯해 건설 현장에 유용한 다양한 기계도 발명했다. 요즘 말로 하면 다산은 조선 최고의 ‘융합형 인재’였던 셈이다.

저자는 “학문 간 융합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정약용과 거중기를 교과서와 교실 밖으로 꺼내 엔지니어 정약용과 그가 남긴 공학적 업적을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산의 공부법이나 교육관이 궁금하다면 ‘다산의 공부’가 좋을 듯하다. 동국대 철학교수 출신인 송석구씨와 그로부터 철학을 배운 김장경씨가 공저한 책이다. 공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다산이 세운 독서의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송씨는 “다산이 시대를 앞서가며 한국 정신의 근간을 만드는 데 기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산이) 지금도 펄떡이며 생생하게 우리 곁에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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