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확산에 짧은 글 선호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기도 전에 소설 한 편을 읽는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였지만 이젠 가능하다. SNS 확산으로 짧은 글을 선호하는 독자가 늘어나면서 소설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전문 서비스 업체 스튜디오봄봄가 네이버와 함께 ‘초단편 3분 독서’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제공하는 서비스 ‘판다플립’(pandaflip.com)을 시작했다. 초단편은 2000자 내외 분량이다. 다 읽는 데 3분가량 걸린다. 차 한 잔을 마시기 전에 다 읽고도 남을 시간이다.

이선용 스튜디오봄봄 대표는 “독자들은 온라인에서 5000자를 넘어서면 잘 읽지 않는다”며 “독자들이 ‘초단편’의 문을 통과해 문학 전반에 관심 가질 수 있길 바라며 기획했다”고 말했다. 판다플립은 이미 35명의 중견 작가를 섭외한 상태다.

원고지 10매 내외의 초단편을 일본에서는 손바닥만 한 크기라는 뜻으로 장편(掌篇)이라고 한다. 영미권에서는 ‘short short story’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손바닥 소설’ ‘엽편 소설’로 불렸지만 오랫동안 주류 작가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SNS가 발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명 작가도 초단편 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출판사는 시리즈까지 기획하고 있다. 출판사 걷는사람은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를 내놨다.

지난 8월에 나온 첫 책 ‘이해 없이 당분간’은 이 시대의 희망과 절망을 주제로 김금희 이제하 임현 등 소설가 21명이 5000자 안팎의 소설을 썼다. 각 작품은 15분 정도면 읽을 수 있다. ‘이해 없이 당분간’은 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중쇄에 들어갔다. 걷는사람은 내년 초 두 번째 책 ‘첫(가제)’을 낼 예정이다.

독자들은 이야기에 대한 갈증을 채우고, 작가는 문학적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단편 유행은 일단 긍정적이다. 문학평론가 김영찬은 “작가들이 기존의 소설 분량과 형식을 파괴하면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새로운 소설 미학을 실험하고 구축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우려도 있다. 소설가 김효나는 “전반적으로 쉽게 읽히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업주의 기류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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