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女 운전 허용… ‘세계 유일 금지국’ 오명 벗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다. 사우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국가였다. 2015년 처음으로 여성에게 선거•피선거권을 부여한 데 이어 여성을 억압하는 보수적 관습이 차츰 허물어지고 있다.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칙령을 통해 여성의 운전을 허용토록 명령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알사우드 국왕은 실행 방안을 제시할 위원회를 구성한 뒤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이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는 내용을 포함한 교통법 조항을 오는 6월 24일까지 시행하도록 했다.

여성 운전이 허용된 데 대해 사우디 안팎에서 환영 목소리가 나왔다. 주미 사우디 대사 칼리드 빈살만 왕자는 칙령 발표 직후 “역사적인 날”이라며 “사우디가 젊고, 역동적이고, 열린 사회인 지금이 이런 변화를 실행할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여성의 운전권 확보를 위해 투쟁해온 현지 여성 운동가들도 환호했다.

사우디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명문법은 없었지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금지해 왔다. 자국 여성뿐 아니라 외국인 여성도 사우디에서 운전할 수 없었고, 운전할 경우 체포해 벌금을 부과했다.

사우디 여성들은 차로 외출하려면 남성 가족이나 고용된 기사가 운전을 대신 해야 했다. 이에 여성 운전 금지 관습이 여성의 직장, 학업 등 사회활동을 제약하고 운전기사를 고용하게 하는 등 경제적 부담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사우디는 중장기 사회•경제 개혁안 ‘비전 2030’을 통해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는 등 여성의 정치•사회적 권리를 확대하고 있다. 모하마드 빈살만 제1왕위계승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은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해 엄격히 제한됐던 여성의 사회활동과 교육 기회를 늘리는 내용이 핵심 과제로 포함됐다. 권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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